서양의 배우로 동양의 문화를 탐구하다

배우 '톰 크루즈'와 동양, 그것도 일본의 문화가 만난다.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본 한 편의 영화는 내게 일본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사무라이 정신에 대한 인상을 동시에 남겼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동양의 미학과 서양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그 안에서 문화 간 충돌과 이해의 가능성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이 영화는, 동양의 문화를 서정적으로 풀어낸 서구 시점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고 싶다. 어떤 이들은 이 작품이 그것들을 미화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필자의 시선에서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그들의 ‘의(義)’와 ‘예(禮)’에 대한 존중을 영화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즉 낭만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 것으로 느껴진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를 개인의 시선으로 펼쳐본다.

[라스트 사무라이 스틸 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라스트 사무라이 스틸 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사무라이', 그들의 삶과 신념, 가치관을 서양의 시선으로 접근한다.

필자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그중 일본의 역사는 매력적이다. 종종 '그들의 삶은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일본의 고유문화를 서양의 시선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문화임과 동시에 뿌리 깊은 가치관 중 하나인 '사무라이' 정신에 대해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견해를 펼친다. 영화의 큰 틀은 이렇다. 미군 장교 출신인 '네이든 알그렌(배우 톰 크루즈)' 대위가 일본 제국의 요청에 의해 '사무라이' 집단을 섬멸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사무라이'에게 붙잡혀 포로가 되고, 그 후 그들의 삶에 매료되어 '사무라이' 편에 서서 일본 제국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다. 주류의 일원이 비주류에 속해 주류와 대립한다는 이야기 구조는 몇몇 영화에도 사용된 구조다. 대표적으로 영화 '아바타'를 들 수 있겠다. 차이가 있다면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그들이 가진 정신, 삶, 가치관, 그리고 신념에 대한 존중이 영화 곳곳에 담겨있다는 점이다. '네이든 알그렌(배우 톰 크루즈)' 대위가 포로 생활을 하는 그 시퀀스가 필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구간이다. 일본 고유의 차분하고 섬세한 정서가 영화의 표면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고유의 은유적인 화법이 미적으로 훌륭하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본인이 '네이든 알그렌' 대위가 된 듯 그들의 삶에 젖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라스트 사무라이 스틸 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라스트 사무라이 스틸 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동양, 일본의 멋과 낭만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감탄스러운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영상미'다. 영상을 통해 일본의 감성이 짙게 묻은 고전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사무라이' 집단은 그동안 나라를 지켜왔던 칼과 활을 고집하며,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그들을 배척하고자 하는 정부는 총과 대포로 무장한다. 전통을 고수하는 사무라이 집단과 근대 무기를 택한 정부의 대비는, 촬영 기법과 미장센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전통 대 근대’라는 대립을 명확히 구현한다. 그 외에도 몇몇 전투신은 압도적인 느낌도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 내에서 '알그렌' 대위가 포로로 잡혀있는 기간을 다룬 시퀀스를 좋아한다. 그 부분은 차분하고, 평온하며 자연 속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알그렌' 대위가 그들에게 매료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시퀀스에서 배우들의 연기, 상황뿐만 아니라 미장센도 관객들을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세계관과 서사를 설득하는 요소가 된다.

[라스트 사무라이 스틸 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라스트 사무라이 스틸 컷,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톰 크루즈, 영화에 어울리는 적절한 연기로 캐릭터와 서사에 대해 설득한다.

'톰 크루즈'는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매우 적절한 연기를 선보인다. 돋보이지 않고 영화의 분위기와 비슷하게 차분한 연기다. 영화 초반부터 종반부에 이르기까지 '알그렌' 대위의 변화가 3번 정도 발생한다. 초반에는 과거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방황하는 삶, 중반에는 '사무라이' 집단을 만나면서 그들의 삶에 매료되는 과정, 종반부에는 '사무라이' 집단 편에 서서 같이 항전하는 삶으로 비친다. 그 변화를 기존 '톰 크루즈'와 다른 느낌의 연기로 차분하며 부드럽다. 그의 적절한 연기는 '알그렌' 대위라는 캐릭터의 서사와 내면을 관객들에게 주장함과 동시에 영화 전체의 이야기를 풀어준다. 배우 '와타나베 켄'과 호흡도 조화롭고, 그의 연기를 통해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성이 되는 훌륭하고 적절한 연기를 펼친다. 물론 연기적인 측면을 포함한 다양한 면에서, 서구인이 동양 문화를 다루는 영화가 자칫 오리엔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라스트 사무라이>는 그 경계를 의식하며, 정서적 공감과 미적 존중을 우선시한 점에서 상대적으로 진정성이 느껴진다. [객원 에디터 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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