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세계의 주인>은 윤가은 감독의 신작으로, 현재 많은 영화 팬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영화는 ‘주인’이라는 여주인공을 통해 진실한 삶, 삶의 주도권, 그리고 용기와 회복이라는 주제를 담담하게 펼쳐낸다. 활기차고 털털한 성격의 여고생인 주인은 또래들 사이에서 흔히 말하는 ‘인싸’의 삶을 살고 있다. 친구들과의 교우 관계, 연애, 가족 관계까지 평범하면서도 밝은 일상을 보이는 듯하지만, 한 사건을 계기로 그녀의 숨겨진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삶과 관계는 순식간에 요동친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세계의 주인은 누구인가”, “진실과 주도, 그리고 회복은 무엇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이 질문들은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깊게 다가오고, 적절한 무게감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영화의 강점이 된다. 여기에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가 더해져 영화의 매력과 몰입도는 한층 더 강화된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의 주인>을 연출, 주제의식, 연기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진중하게 다뤄질 주제를 명쾌하고 친근하게 풀어내는 방식

'윤가은' 감독은 주로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춰 영화를 만들어왔다. '우리들(2016)', '우리집(2019)' 등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영화로 보여주었고, 이번 영화 '세계의 주인(2025)'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영화를 통해 인간 개인의 세계, 즉 삶과 관계를 통한 영화의 주제의식을 풀어낸다. 이를 무겁지만은 않게 명쾌하고 친근하게 풀어내는 방식은 인상적이다. 진중하게 다뤄질 인간 내면의 감정적이며 가치관에 관한 소재를 이렇게 거부감 없이 접근하는 것도 '윤가은' 감독의 역량일 것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휴머니즘적이면서 인간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돋보이며, 그 따뜻함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여주인공을 포함해 등장하는 인물들을 따뜻하고 긍휼히 여긴다. 본인의 각본인 이유도 있을까? 애정 어린 시선이 영화를 만드는 연출에 적용되고, 이는 영화의 서사와 맞물리며 '윤가은' 감독의 의도가 관객에게 적절히 전해지는 효과를 낳는다.

['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주인'의 세계로 돌아보는 세계의 '주인'

영화를 본 후 필자는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잔잔한 여운이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본인의 숨은 과거, 진실이 드러난 후 삶과 관계에서 변화가 발생할 때 우리는 과연 어떤 행동과 반응을 보일 것인가? 여주인공이 겪은 상황에 필자를 대입해 본다. 여기서 영화는 삶의 주체와 주도, 그리고 관계에 대해 논한다. 치부가 드러났을 때, 우리의 내면과 행동은 좌절보다 전진이어야 한다고 영화 '세계의 주인'은 답한다. 우리의 상처와 과거 또한 나에게 속한 것이며 이에 휘둘리지 말고 주도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주인공을 포함하여 여러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여주인공과 대립하는 남학생, 그리고 관계에 있는 남자 친구, 별거 중인 주인공의 아버지보다 여성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여성에게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여성이 상처나 아픔에 더 민감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겪는 아픔이 관객들에게 감정적으로 전달될 것이며, 그들이 극복하고 회복하는 모습을 통해 필자가 느낀 잔잔하고 깊은 여운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세계의 주인' 스틸 컷,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과하지 않고 친근하며 적절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어려운 정도, 바로 적절함. 영화 '세계의 주인'에서 모든 배우들은 그 적정선을 지킨다. 배역에 맞는 적절한 연기로 주제의식을 설득하고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주인' 역의 '서수빈' 배우는 딱 그 시절의 여고생으로 둔갑한 듯했다. 털털하고 명랑하며 흔히 말하는 '인싸'의 여고생으로 열연하며 '주인'의 세계와 관계를 설득한다. 감정적인 바이오리듬을 영화에서 생생하게 펼친 느낌이면서 과함이 없었다. 여기에 '주인'의 어머니 역을 맡은 '장혜진' 배우도 영화의 중심을 잡는 연기로 영화의 치우침을 방지한다. 적절한 연기가 영화에서도 적용되어 영화 또한 치우침이 없는 적절한 영화가 된다. 정말 배역의 직업에 맞는 제 옷을 입은 듯한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모든 배우들이 각자 맡은 배역에 적절히 녹아들어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다. 배우들의 연기가 이토록 적절한 적이 있었나 싶기도 했던 영화 '세계의 주인'이다. [객원 에디터 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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