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작들 속 한국 영화
이번에 소개할 세 편의 영화는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들이다. 2000년대 일본 청춘 영화의 대표작, 2025년 기대작 한국 스포츠 드라마, 그리고 1990년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문제작까지. <스윙걸즈>, <승부>, <크래쉬: 디렉터스 컷>의 매력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1. <스윙걸즈>
야구치 시노부 감독 특유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담긴 <스윙걸즈>는 음악과 우정, 그리고 청춘의 열정을 담은 작품이다. 일본 도호쿠 지방의 한 시골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여름 보충수업을 피하려다 우연히 재즈 밴드에 참여하게 된 여고생들이 주인공이다. 악기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하나씩 연주에 빠져들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경쾌한 리듬과 함께 그려낸다.
실제로 출연한 배우들이 연주를 직접 소화해낸 점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영화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재관람을 부르는 청춘영화의 정석으로 남아 있다.
<스윙걸즈>의 자세한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빅밴드 재즈? 그게 뭐하는 건데?”
지루한 보충수업을 째고 싶었을 뿐, 토모코(색소폰) 야구부 선배에게 홀딱 반했을 뿐, 요시에(트럼펫) 남들보다 폐활량이 뛰어났을 뿐, 세키구치(트럼본) 어쩌다 친구 따라왔을 뿐, 나오미(드럼) 심벌즈가 적성에 안 맞았을 뿐, 나카무라(피아노) 짝사랑하는 재즈 덕후일 뿐, 수학 선생님(지휘) 대단한 이유 없음!
눈부신 재능 없음! 거창한 목표 없음!
그래서 우린 스윙한다♬ 그 누구보다 재미있게♬
[스윙걸즈 예고편, 영상 = 팝엔터테인먼트]
2. <승부>
2025년 3월 26일 개봉 예정인 김형주 감독의 <승부>는 한국 바둑계를 대표하는 두 인물, 조훈현과 이창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드라마다. 이병헌이 조훈현 역을, 유아인이 이창호 역을 맡아 사제지간이자 라이벌로서의 팽팽한 긴장감을 그려낸다.
영화는 천재적인 바둑 기사였던 조훈현과, 그를 뛰어넘기 위해 치열하게 성장한 제자 이창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단순한 승부의 결과가 아닌, 두 사람 사이에 얽힌 심리와 인간적인 드라마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이병헌은 조훈현의 강인한 승부욕과 고독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유아인은 이창호 특유의 냉정하고 집중력 있는 캐릭터를 몰입감 있게 소화한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은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유아인의 개인적인 논란으로 개봉 일정이 다소 지연되었지만, 완성도 높은 연출과 몰입도 높은 서사로 인해 여전히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승부>의 자세한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세계 최고 바둑 대회에서 국내 최초 우승자가 된 조훈현.
전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던 그는 바둑 신동이라 불리는 이창호를 제자로 맞는다.
“실전에선 기세가 8할이야”
제자와 한 지붕 아래에서 먹고 자며 가르친 지 수년.
모두가 스승의 뻔한 승리를 예상했던 첫 사제 대결에서 조훈현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세를 탄 제자에게 충격적으로 패한다.
오랜만에 패배를 맛본 조훈현과 이제 승부의 맛을 알게 된 이창호.
조훈현은 타고난 승부사적 기질을 되살리며 다시 한번 올라갈 결심을 하게 되는데…
[승부 예고편, 영상 = 바이포엠스튜디오]
3. <크래쉬: 디렉터스 컷>
캐나다 출신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크래쉬>는 1996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강렬한 충격을 안긴 문제작이다. 이 영화는 J.G. 발라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교통사고에 성적 집착을 느끼는 이들의 기이한 세계를 탐구한다.
사회적 금기와 육체, 욕망, 기계의 경계를 파고드는 이 작품은 1990년대 말 포스트모던 영화 담론의 중심에 있었다. 감독판(디렉터스 컷)은 보다 노골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을 포함하고 있어, 개봉 당시부터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자극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과, 현대 문명에 대한 냉소적 시선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제임스 스페이더, 홀리 헌터, 엘리아스 코티즈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도발적이고 철학적인 울림을 남긴다. 개봉 30년이 가까워진 지금, 디렉터스 컷으로 다시 만나는 <크래쉬>는 그간 잊혔던 질문을 다시 꺼내 보게 만든다.
<크래쉬: 디렉터스 컷>의 자세한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자동차 사고는 생산적인 거야. 성 에너지의 해방이야!”
자동차 사고 이후 ‘제임스’는 같은 사고에서 살아난 ‘헬렌’과 재회한다.
자동차 충돌에서 느껴본 적 없는 성적 자극을 느낀 그는 ‘헬렌’을 통해 같은 쾌락을 느끼는 비밀 집단을 알게 된다.
새롭게 눈 뜬 욕망은 통제 불가능해지고, 점점 격렬해져 결국 죽음의 경계까지 넘나들게 되는데…
파괴를 향한 가속일까?
해방을 향한 질주일까?
[크래쉬: 디렉터스 컷 예고편, 영상 = 엣나인필름]
[에디터 김현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