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영상미를 자랑하는 영화 ‘그래비티’, 시작부터 압도적이다.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영화 '그래비티'의 첫인상은 아름답고 압도적이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만큼 사전에 영상미의 중점을 두고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영상미로도 충분한 듯한 영화였다. 하지만, 영화 '그래비티'는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상과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가진 인간에 대한 시선이 담겨있기에 더욱 훌륭한 작품이 된다. 우선,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라는 공간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극강의 영상미를 통해 전해지는 현실감은 놀라웠다. 우주를 그리는 훌륭한 영상의 영향일까? 그 영상으로 전해지는 현실감을 통해 관객들은 우주에서 실제로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거기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보여주는 우주의 세계는 역설적으로도 아름다웠다. 시각적으로, 표면적으로는 아름답고 낭만적이지만, '라이언 스톤' 박사를 통해 말하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인간(人間)을 향한 시선은 냉소와 따뜻함이 공존한다. 인간(人間)이란 단어의 의미처럼 관계에 집중하며, 영화 또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주를 통해 인간(人間)을 보여주려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세계로 빠져보자.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역설적으로 아름답게 우주를 카메라에 담다.

우주를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그래비티’만큼 우주의 양가성을 극적으로 담아낸 작품은 드물다. 중력도 공기도 없는 공간, 생존을 거부하는 공간임에도 화면 속 우주는 때로는 낭만적이고, 때로는 압도적인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대표적인 장면이 파편이 날아와 우주선을 강타하는 순간이다. 폭발음이나 긴박한 효과음을 기대하는 순간, 화면은 철저히 침묵한다. 실제 우주에는 소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침묵의 리얼리즘은 오히려 장면을 더 서늘하고 숭고하게 만든다. 고요 속에서 관객은 마치 그 공간을 직접 떠도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고, 동시에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우주의 실체를 마주한다. 영화는 이렇게 사실적이면서도 역설적으로 서정적인 연출을 통해, 우주라는 공간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여기에 스코프 비율(2.39:1) 화면이 덧붙여져, 우주의 광활함과 인간의 고독이 더욱 생생하게 부각된다.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인간은 의존의 존재, 하지만

우주 안에서 펼쳐지는 사건과 그 환경을 통해 인간(人間)을 정의한다. 인간은 본래 의존하는 성향을 지닌 동물이다. 인간(人間)의 의미 또한 '사람의 사이', 즉 관계를 의미하기 때문에 인간은 둘 이상일 때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영화 '그래비티'가 그리는 인간(人間)의 모습은 미묘하게 다르다. 인간관계를 당겨주는 중력이라고 가정할 때 밀어내는 척력도 존재하는 법이다. 인간이 홀로 남게 되는 경우, 물론 고독하지만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영화 '그래비티'는 말한다. 영화 '그래비티'에서 '라이언 스톤' 박사는 혼자인 경우가 많다. 극 중 사건을 통해 처해지는 환경 속에서 '라이언 스톤' 박사는 두려움이 앞을 가리지만, 그를 피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인간(人間)보다 사람에게 집중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시선이다. 마치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흘러가듯 환경에 순응하는 듯하면서도, 자립과 함께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대조적으로 그려낸다. 이는 영화의 배경을 우주로 택한 이유가 되기도 하며, 영화의 제목을 '그래비티', 우주에는 존재하지 않는 중력이라고 설정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의도 또한 담겨있다.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그래비티 스틸 컷, 사진 = 해리슨앤컴퍼니,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설득력이 생기는 훌륭한 솔로 연기

대부분이 혼자 연기하는 장면이다. 우주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와 두려움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필자는 '산드라 블록'의 열연을 보고 '참 연기하기 힘들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보통 연기는 상호 간의 액션과 반응으로 완성되는데, 짧은 시간도 아니고 많은 부분을 홀로 연기한다는 점은 놀라웠고, 거기에 설득력 있는 내면 연기까지 펼친 '산드라 블록'에게 찬사를 보낸다. 앞서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에서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거기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가진 인간에 대한 시선이 함께한다. 여기서 '산드라 블록'의 훌륭한 내면 연기는 우리가 '라이언 스톤' 박사에게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되며, 영화 '그래비티'의 작품성을 높여준다. 이 세 가지가 영화에 적절하게 녹아들었고, 단순히 영상만 훌륭한 영화가 아니라 거기에 담긴 의미와 인간(人間)을 향한 진심 어린 시선, 그리고 '산드라 블록'의 훌륭한 연기까지 조화로운 영화 '그래비티'다. [객원 에디터 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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