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뒤엎는 전개와 서사, 영화의 모든 것이 짜릿하다.
공포영화를 기피하는 필자에게도 영화 <씨너스: 죄인들>은 이상하게 끌리는 작품이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블랙 팬서>로 흑인의 정체성과 서사를 강렬하게 표현했던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이름. 둘째, 최근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마이클 B. 조던의 참여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흑인 인종차별을 장르적 장치로 풀어낸 오락영화일 것이라 짐작했지만, 관람 후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씨너스: 죄인들>은 단순한 인종서사나 장르적 유희를 넘어, 음악과 역사, 그리고 감독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깊이 있는 작품이었다.
흑인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매력적인 이야기
영화의 주체는 '흑인'이다. 그들의 역사가 서사의 중심이 된다. 여기서 우리는 의문이 생긴다. 영화의 제목이 <씨너스 : 죄인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죄인들'이라고 복수의 형태로 부제가 붙었는데 과연 그들은 누구일지 생각해 보며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또한, 제목과 예고편을 토대로 필자는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오락적으로 풀어내고, 특정 장르 영화의 형태로 만든 영화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를 관람한 후, 필자는 충격에 빠진다. 영화 <씨너스 : 죄인들>은 단순히 인종차별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역사와 영화 도입부의 내레이션에서 말하듯 과거의 문을 연다는 음악에 대한 존중, 그리고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가지고 있는 확고한 정체성을 묶어 장르적인 도전과 함께 엮어낸 작품이다. 맞지 않을 것 같은 결합이 영화적인 파괴력을 발생시킨다.
특히, 1932년이라는 배경 설정은 흥미롭다. 노예 해방이 이뤄진 1863년에서 수십 년이 지난 시기이지만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여전했던 때고,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가했던 억압과 탄압이 상당했던 때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가슴 아픈 역사적인 배경을 채용함과 동시에 '마이클 B. 조던(스모크/스택 형제 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장르적인 상상력이 더해진 영화 고유의 이야기가 결합되어 영화 <씨너스 : 죄인들>의 원천적인 힘을 갖게 한다. 또한, 영화의 서사가 매우 유려하게 흘러가며, 이야기의 전개가 상당히 깔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영화의 서사가 오락적으로, 도구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결합된 서사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서사의 힘을 갖게 하는 원인이 된다. 영화의 제목인 ‘씨너스: 죄인들’은 문자 그대로의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사회가 부여한 낙인을 되묻는 상징이기도 하다. 과연 누가 죄인인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이를 통해 인종과 계급, 기억의 역사를 되짚는다.
감독 개인이 가진 음악에 대한 애정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씨너스 : 죄인들>에서 음악은 영화적인 장치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서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자처한다. 서사의 갈등에도 음악적인 대립이 나타나며, 음악을 통한 내면의 표현 또한 흡입력을 지녀 영화 내적으로도 강한 힘을 가진다. 특히, '새미'역의 배우 '마일스 캐일턴'의 호소력 짙은 보컬로 노래하는 '블루스' 장르의 노래는 영화 <씨너스 : 죄인들>의 매력이며, 주점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편집, 음악을 활용한 연출이 뛰어난 장면으로, 장르영화의 새로운 고전이라 불릴 만하다. 실제 흑인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요소였던 '블루스' 장르는 그들의 삶을 노래한 장르다. 그들의 역사와 삶을 대변했고, 때로는 그들 자체로 지금까지 흘러온 그들의 일부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가진 음악에 대한 애정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겨 영화 전체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그 의도와 연출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어 영화 <씨너스 : 죄인들>의 깊이와 완성도를 높여준다. 추가로 필자가 영화를 보고 느낀 점 중 하나는 공포 영화 장르의 옷을 입은 음악 영화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연출력의 향연
영화 <씨너스 : 죄인들>은 '공포 영화'의 특색과 장르성이 짙은 '블루스', 그리고 깊은 서사. 이 세 가지의 요소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영화에 녹여내는 것이 연출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씨너스 : 죄인들'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지닌 연출력의 향연 같은 작품이다. 공포 영화의 특색은 영화에서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장르성이 짙은 음악인 '블루스'를 통해 청각적인 여운을 갖게 한다. 그들이 가진 역사와 영화 <씨너스 : 죄인들> 만이 가진 이야기로 마음을 애잔하게 울린다. 시각, 청각, 그리고 심적으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블루스'와 영화를 통해 짚어보는 그들의 정체성,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뜨겁지만 차갑고, 기쁘지만 슬프다. 이외에도 영화의 대부분을 IMAX 70mm로 촬영한 작품이다. 때문에 영상의 질감 또한 생생하고, 실존적인 느낌이 상당하다. <씨너스: 죄인들>은 이 모든 요소를 조화롭게 엮어내며, 양면적인 시선을 통해 풀어낸다.
별점 : ★★★★☆
한줄평 : 그들의 모든 것이 뜨겁지만 차갑고, 기쁘지만 슬펐다. [독자 투고 지경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