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플리트 언노운’, 변화를 노래하다

밥 딜런 중심의 포크 음악을 듣는 재미

2025-06-18     지경환

포크 음악은 단순한 장르를 넘어 시대의 목소리이자 사회의 양심이었다. <로건>으로 익숙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과 티모시 샬라메가 함께 그려내는 실존 인물 ‘밥 딜런’의 이야기는, 음악영화의 감동을 넘어 한 세대의 초상을 담는다. <컴플리트 언노운>은 ‘세상을 향한 노래’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 '포크' 장르의 음악적 정서, 밥 딜런,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가진 고유의 고전적인 성향이 과감하고 거침없이 담긴 듯한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다뤄본다.

[컴플리트 언노운 스틸 컷,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상적인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뜨겁고 인상적이면서, 가장 바쁘기도 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밥 딜런'을 맡아서 열연한다. 티모시 샬라메는 밥 딜런이라는 복합적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4년간 하모니카와 기타 연주, 보컬 트레이닝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61년 초기 포크 가수로서의 딜런과, 일렉트릭 사운드로 전환하던 시기의 딜런을 섬세한 톤 변화와 표현 방식으로 구분해낸다. 그의 연기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시대와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던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얼핏 보면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성장 영화의 플롯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극 중 '그들이 원하는 내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하는 '밥 딜런'의 대사나 그가 인기를 얻으면서 겪는 고뇌와 갈등에 대한 결과는 성장이 아니라 변화다. 성장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이라면 변화는 평행 곡선을 의미한다고 할까. 그 미묘한 차이를 티모시 샬라메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설득한다. 티모시 샬라메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연기적인 야심 등을 통해 관객들은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되고,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갖는다.

[컴플리트 언노운 스틸 컷,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들 

'조안 바에즈' 역의 모니카 바바로는 밥 딜런의 음악성과 인격에 매료된 당대의 대표적 포크 가수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그녀의 보컬은 영화의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며, 딜런과의 듀엣 장면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두 인물의 감정선이 겹쳐지는 중요한 순간으로 작동한다. 연인 '실비' 역의 엘르 페닝 또한 화려하지 않고 담백한 연기로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특히, '밥 딜런'과 관계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엘르 페닝의 '실비'와 모니카 바바로의 '조안 바에즈' 간의 관계를 보며 두 배우의 표현을 비교해보는 것도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의 소소한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피트 시거'의 에드워드 노튼은 이름에 걸맞은 깊은 연기력과 영화의 다채로움을 선사해 주며 영화의 재미와 매력을 배가시킨다.

[컴플리트 언노운 스틸 컷,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포크' 장르 음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영화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포크 장르의 음악이 짙게 묻어있다. 영화가 시작에서 끝날 때까지 포크 장르의 음악이 가득하다. 그 음악이 관객들의 귀와 마음을 울린다. 아마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다뤘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포드 V 페라리>, <로건> 같은 작품에서도 음악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그의 음악적인 선택은 언제나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부분이었다. 이번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에서는 '밥 딜런'의 중요한 음악 두 곡이 대표적으로 다뤄진다. 영화는 ‘Blowin’ in the Wind’와 ‘Like a Rolling Stone’이라는 두 대표곡을 통해 밥 딜런의 음악적 전환점을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전자는 포크 가수로서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후자는 일렉트릭 사운드를 도입한 그의 과감한 변화를 상징한다. 맨골드 감독은 통기타와 일렉 기타를 사용하는 밥 딜런의 모습을 구분지어 그의 내면을 외형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그의 음악으로 그의 음악성을 영화적으로 그린다. 또한 영화는 밥 딜런의 여정을 ‘성장’이 아닌 ‘변화’의 궤적 속에 위치시킨다. 그가 시대의 흐름을 읽은 것이 아니라, 시대가 그에게 맞춰 반응한 것이다. 즉,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 할 음악’으로 만든 인물인 셈이다.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그 점을 악기 변화, 무대 조명, 관객 반응 등을 활용해 그 변화의 긴장감을 시청각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하는 수작이다.

별점 : ★★★★☆

한 줄 평 : 세상을 향해 노래하던 '밥 딜런'을 통해 경험하는 '포크(Folk)'의 정서. [독자 투고 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