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룩 업', 풍자와 현실의 경계에서 외치는 진실

애덤 맥케이의 신랄한 사회비판, 그 끝을 보다

2024-06-28     김현승

애덤 맥케이 감독의 <돈 룩 업>은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쌓아온 그의 특유의 연출 감각과 사회적 메시지가 극대화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애덤 맥케이 감독은 <빅 쇼트>와 <바이스>로 이미 실력과 명성을 입증한 바 있다. 1968년생으로 SNL 작가 출신인 그는 배우 윌 페렐과 함께 코미디 영화를 제작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러나 빅 쇼트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바이스>로 다시 한번 그의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작품 <돈 룩 업>은 넷플릭스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으며, 애덤 맥케이의 특유의 풍자와 냉소가 가득 담겨 있다.

[돈 룩 업 스틸 컷]

영화는 두 과학자가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을 발견하고 이를 경고하지만, 이를 무시하거나 정치적 이유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가 각각 민디 교수와 케이트 디비아스키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디카프리오의 열변을 토하는 장면은 그의 연기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명장면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유머러스한 토크쇼 진행자 브리 역을 맡아 중요한 사건보다는 민디 교수 개인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통해 현대 미디어의 문제점을 풍자적으로 그려냈다. 마크 라이런스가 맡은 기업가 피터는 정부의 운석 파괴 작전을 막아서까지 추진했던 자신의 운석 분쇄 작전이 실패하자 고위층 몇몇과 함께 도망가는 역할을 통해, 영화의 뻔한 결말을 피하고 더 신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돈 룩 업 스틸 컷]

하지만 <돈 룩 업>은 그 풍자적 접근 방식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영화는 반복되는 상황과 답답한 전개로 일부 관객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과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하는 사람들과 정치적 이유로 위기를 알리지 않는 대통령 등의 모습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중반 이후 등장하는 티모시 샬라메의 율 캐릭터는 설명이 부족하고 불필요한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과 캐릭터성을 흔들리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룩 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냉소적인 풍자를 우직하게 밀고 나간다. 영화는 결국 지구가 멸망하는 결말을 선택함으로써, 할리우드의 고질적인 안전주의를 벗어나 감독의 의도를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미디어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정부의 프로파간다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경고한다. 쿠키 영상에서는 고위층이 도망친 행성에서도 파멸을 맞이하고, 지구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인물들의 미래도 불확실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안일한 태도를 돌아보게 만드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동시에 개봉 당시의 코로나 사태를 중심으로 불거졌던 다양한 미디어적인 '홍역'들을 관객이 자연스럽게 연상하게끔 한다.

[돈 룩 업 스틸 컷]

결론적으로 <돈 룩 업>은 애덤 맥케이 감독의 특유의 냉소적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소 반복적인 전개와 설명이 부족한 캐릭터로 인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블랙코미디적인 연출이 이를 만회한다. 비록 1년 차이긴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던 현실과 운석 소동극이 일어나는 영화가 서로 겹쳐 보인다는 점은 이 영화를 마냥 웃어넘길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영화 속 사건들과 유사한 사건들이 현실에서 일어났거나, 혹은 일어나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관객들이기 때문이다. [영화감독 김현승]